목화[木花]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문학철님


하늘에는 목화송이 같은 구름덩이 점점이 희고

교정 화단엔 꼿꼿이 허리 세운 일곱 그루 목화

굵지 않은 줄기에는 다섯 갈래로 갈라지는 도타운 잎

꽃 피어날 자리마다 불꽃같은 잎사귀 세장이

피어날 꽃봉오리를 감싸고 있다가 다섯 잎 꽃잎을 

시계바늘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며 풀어낸다.


풀려나온 노란색 분홍색 꽃잎사귀 속에는

꽃술이 노란방망이로 솟아 있다.

큰누님 시집가기 두어 해 전부터 이불솜 할 거라고 

밭 한 자락에 목화 심어 가꾸시던 아버지

목화 다래 따서 단물 빨아먹고 버린 것 보시고

혼을 내시더니 그 누님 시집가서 셋째가 대학 2학년

아버지 가신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.


목화 다래를 지금도 따서 씹어보면

달짝지근하던 옛날의 단물이 입안에 돌까 

이제는 화단에서 화초로만 자라는 목화

그래도 목화는 꽃 지우고 다래 키우고

다시 꽃피워 하얗게 눈부신 솜꽃 피워낸다.


저 솜꽃 거두어 씨받아 작은 텃밭 가득 피워내어

목화 다래 따서 단물 삼키면

아버지 목소리 들을 수 있을까

노란 목화꽃이 갑자기 흐릿해져 눈 들어 하늘 보니

가득하던 목화송이가 엷은 이불솜처럼 퍼진다.